한국사에서 병원과 의원의 개념은 단순히 서양식 의료기관의 도입 시점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이미 삼국시대와 고려, 조선에 이르기까지 국가 차원의 의료 제도와 공공 진료 기관이 존재했으며, 이는 백성을 보호하고 국가를 유지하기 위한 중요한 통치 수단이었다. 다만 오늘날 우리가 이해하는 ‘병원’과 가장 유사한 체계적 의료기관은 조선시대에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특히 관청 소속 의료기관과 의학교육 시스템이 정비되면서, 한국 의료사의 토대가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한국사에서 가장 이른 국가 운영 의료기관으로 꼽히는 곳은 고려 시대의 혜민국(惠民局)이다. 혜민국은 가난한 백성을 대상으로 약을 조제하고 치료를 담당한 기관으로, 단순한 치료소를 넘어 공공의료 개념이 반영된 시설이었다. 이후 조선에 ..